헤르만 헤세가 1906년에 출간한 수레바퀴 아래서( Unterm Rad ), 헤세의 초기작으로 보통 자서전적인 소설이라고 평해지고 있다.
주요 배경인 마울브론 신학교는 실제로 헤세가 7개월간 생활한 곳이다. 헤세의 부모님은 선교사로, 이러한 배경이 수레바퀴 아래서는 물론 전반적인 헤세의 작품에서 풍기는 전통적인 기독교 가치관에 반하는 내용을 이루는 토대가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수레바퀴 아래서라는 제목이 언뜻 아름답고 낭만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실제 나도 그렇다고 처음엔 생각했다.) 수레바퀴 아래는 삶의 바닥 혹은 힘든 삶을 뜻하는 그다지 좋지 않는 상황을 의미 한다.
주인공인 한스기벤라트는 헤세의 경험을 토대로 삶을 사는 헤세의 분신격인 인물이다. 마치 헤세의 삶인양 그려지고 있지만 물론 이 이야기는 소설이다.
한스는 모든 사람들의 기대를 받으며 공부하고 신학교에 입학한다. 신학교에서의 생활에서 친구와의 우정과 배반, 신학교의 교칙에 반하는 행동들로 인한 위선적이고 권위적인 선생들과 동료들의 왕따(?)등을 겪으며 신경쇠약으로 학교를 나오게 된다.
실제 헤세는 7개월 후에 시를 쓰기 위해서 이 학교를 도망쳤다고 한다.
하지만 헤세는 학교를 나와 원하는 바를 위해 시와 소설을 썼지만, 한스는 그렇지 않다. 한스 기벤라트는 자살까지 생각했으며 새로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려하지만 결국엔 죽음에 이르게 된다.
자살인지 타살인지는 소설에서 분명하게 밝히진 않지만, 한스의 죽음은 결국 본인이 택하든 그렇지 않는 예정된 죽음으로 받아 들이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의 주요 이슈는 삶을 사는데 있어 너무나 틀에 박히고 전통과 위선으로 점철된 그 모든것들에 맞써 대항하려 하지만 결국 그러기엔 어리고 작은 한 인간의 힘으로는 꺾을 수 없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물론 불가능하다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고 그런 틀에 대해 반하는 이야기를 풀어냄으로써 위선적인 권위와 너무나 틀에 박힌 전통에 일침을 가하려는 내용으로 생각 할 수 있겠다.
헤세의 주요작품이 낭만적이지만 허무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아마도 헤세가 경험했던 전통적인 종교관과 권위적인 모습들에 대한 반감으로 쓰여진 책들이리라.
실제로 이 책은 한스의 죽음으로 끝이 난다. 읽다 보면 그냥 정말 허무하다.
헤세가 원하는 바 일수도 있겠고.
현 시대를 살아가면서 이 책을 읽음으로 느껴지는 것들은 그 시대나 지금이나 오랜 기득권층의 가치관과 권력을 20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변함없이 보여지고 있고, 우리 세대나 지금의 학생들또한 그런 권력자들이 지들 편하게 놓은 길에 우리를 뒤따르라 하는 것과 일맥상통.
다만, 한스와 우리 시대의 아이들과 다른점은 우리가 맘만 먹는 다면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을 가기 위한 방법이 그때보단 더 편하고 여러 갈래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정도. 뭐 그러나 여전히 어려운 문제.
하나 더, 변하지 않는 가치가 그저 그런 되도 않는 전통이 아니라 우리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영혼을 가진 자신의 가치관이 되길 바란다.
그 전통을 박차고 자신의 길을 간 헤세 또한 그러하길 바라며 글을 썼는 지도 모르겠다.
lie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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